1940년대경으로 추정되는 미 육군 / 해병대 '프로그스킨 카모플라주 쇼트 재킷'입니다.
미군에 이런 재킷이 있었던가 — 라는 것이 발견했을 때의 첫인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개체는 원래 재킷이 아닙니다.
오리지널은 올인원, 즉 상하가 이어진 작업복입니다.
그것을 이전 주인이 가슴 포켓 아래쯤에서 싹둑 잘라 내어, 재킷으로 다시 지은 개체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자신은 이것을 할 용기가 없습니다.
팔십 년 전의 원피스를 가위로 끊는다는 것은 좀처럼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 개체는 발견했을 때부터 이미 이 상태였으므로, 그런 의미에서는 거리낌 없이 입어 주실 수 있는 한 벌이 아닐까 합니다.
절단면은 거친 운침으로 아무렇게나 감쳐져 있을 뿐입니다.
이 거칢이 오히려 좋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을 위해 기장을 정했다.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위장무늬는 프로그스킨 카모플라주라 불리는 것입니다.
미군이 1942년에 채용한, 그 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위장 패턴입니다.
둥근 맛을 띤 반점이 겹쳐지는 모습이 개구리의 등을 닮았다 하여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무늬를 설계한 사람이 군인이 아니라 원예 잡지의 편집자였다는 일화입니다.
식물의 잎이 떨어뜨리는 그림자와 빛의 얼룩을 그대로 천으로 옮겨 놓는다는 발상이었던 셈이지요.
듣고 보면 이 불규칙한 반점이 확실히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로 보이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또 하나, 이 원단의 재미가 리버시블 사양이라는 점입니다.
겉은 정글을 향한 그린 계열, 안은 모래밭이나 마른 땅에 맞춘 브라운 계열.
한 장의 원단에 양면 각각 다른 무늬가 찍혀 있어, 전지의 환경에 따라 뒤집어 입는 것이 상정되어 있었습니다.
이 개체도 그와 같아서, 앞을 열면 안쪽에서 옅은 브라운의 위장무늬가 나타납니다.
이 배색의 대비가 실로 아름다워서, 걸치고 앞을 열어 두는 것만으로 두 가지 표정을 동시에 즐기실 수 있습니다.
태평양 전선에서 쓰인 이 무늬는 전후가 되자 민간으로 대량으로 흘러나갔습니다.
수렵용 의류로 요긴하게 쓰인 데서, 오늘날에는 "덕 헌터 카모"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위장무늬 역사 그 자체의 출발점에 있는 무늬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모델을 특징짓는 디테일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양쪽 가슴에는 마치가 달린 플랩 포켓을 배치했습니다.
마치란 포켓의 측면에 접어 넣은 여분의 천을 말하는데, 이것이 있음으로써 물건을 넣었을 때 주머니가 입체적으로 부풀어 줍니다.
장비품을 채워 넣는 것을 전제로 한, 실로 밀리터리 웨어다운 만듦새이지요.
플랩은 검은 스냅 버튼으로 여밉니다.
이 검정이 초록과 갈색의 위장무늬 속에서 유일한 무채색으로 효과를 내어, 의외로 좋은 악센트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앞여밈은 비죠로 감춰진 집업 사양입니다.
슬라이더에서는 "TALON" 각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퍼 여명기를 떠받친 미국의 노포 제조사로, 이 각인이 있는 것만으로 연대가 훨씬 확실해집니다.
안쪽 등판에는 "44L"의 사이즈 표기와, 그 아래에 이전 주인의 것으로 보이는 필기가 남아 있습니다.
닳아서 판독은 할 수 없습니다만, 이러한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것은 밀리터리 피스에 있어 무엇보다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원단은 미군이 자랑하는 HBT — 헤링본 트윌을 채용했습니다.
능선의 방향을 번갈아 바꾸어 짬으로써, 원단 표면에 삼나무 잎과 같은 산 모양이 떠오르는 직조법입니다.
단순한 능직보다 튼튼하고, 게다가 통기성이 좋습니다. 혹독한 열대에서 싸우는 병사를 위해 선택된 원단이지요.
확대해서 봐 주시면, 위장 프린트 아래에서 이 산 모양의 이랑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팔십 년을 지나 완전히 부드러워졌습니다만, 원단 그 자체의 탄력은 지금도 잃지 않았습니다.
코튼 100%의 HBT는 씻을 때마다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스친 곳부터 위장무늬가 옅게 바래 갑니다.
이미 충분히 익은 개체입니다만, 여기서부터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익어 가 줄 것입니다.
컬러는 올리브와 브라운을 기조로 한 프로그스킨 카모플라주입니다.
현대의 위장무늬에 비하면 채도가 낮고 색의 수도 절제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거리에서 입어도 뜨지 않고, 오히려 차분한 인상마저 주어 줍니다.
밀리터리라고 하면 긴장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이 무늬에 관해서는 걱정하실 필요가 없으리라 봅니다.
블랙 슬랙스나 차콜 보텀에 맞추어 주시면, 무늬 있는 아우터로서 실로 스마트하게 정돈되지 않을까요.
기장이 짧고 밑단을 자른 채로 두었으므로, 이너를 길게 잡아 밑단에서 내비치게 하는 레이어드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이즈 표기는 "44 L"
일본 사이즈로 "M" 정도에 해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원래가 작업복이므로, 안에 껴입는 것을 전제로 한 매우 넉넉한 만듦새입니다.
품도 암홀도 넉넉하게 잡혀 있으므로, 두꺼운 니트나 스웨트를 넣어 주셔도 전혀 문제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얼룩·스침·올풀림·작은 구멍·리페어 자국 등의 사용감은 있습니다만, 착용에 문제가 될 만한 큰 손상은 보이지 않으므로 아직 충분히 착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퍼 테이프의 일부에 올풀림이 보이므로, 여닫으실 때는 조금만 조심스럽게 다루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현 상태에서 작동 자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이 개체는 오리지널 올인원을 이전 주인이 개조한 개체입니다.
그 점만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원단을 지금부터 만드는 것은 아마 불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팔십 년 전 태평양 어딘가에서 입히고, 전후에 미국 어딘가에서 가위질을 당하고, 그것이 바다를 건너 일본에 있습니다.
이 경로만큼은 두 번 다시 재현할 수 없습니다.
한 벌 안에 두 시대 주인의 판단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뒷이야기를 다음 분께 맡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