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경으로 추정되는 CLOSED by Marithé François Girbaud(클로즈드 by 마리테 프랑소와 저버) 제 '데님 재킷'입니다.
테일러드 재킷과 라이더스 재킷을 데님으로 하나로 꿰매 붙인 듯한 한 벌입니다.
말로 하면 다소 거칠게 들립니다만, 실물을 보시면 납득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Marithé + François Girbaud(마리테 + 프랑소와 저버)란 "Marithé Bachellerie(마리테 바슐리)"와 "François Girbaud(프랑소와 저버)"라는 프랑스인 디자이너 부부에 의한 브랜드입니다.
1960년대 파리에서 만난 두 사람이 몰두한 것은, 당시의 패션계가 거들떠보지도 않던 일이었습니다.
데님을 어떻게 '가공'할 것인가.
지금이야 워싱 가공된 진이 당연합니다만, 당시 데님이라 하면 뻣뻣한 감색 작업복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씻고, 문지르고, 색을 빼서, 오래 입은 뒤의 표정을 처음부터 만들어 낸다. 이 발상을 가장 먼저 실천한 인물 중 한 사람이 프랑소와 저버라고 이야기됩니다.
돌을 섞어 세탁하는 스톤워시 역시 그들의 실험에서 퍼져 나간 기법 중 하나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의 매장에 늘어선 옅은 색의 진은,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 부부의 일에 다다르는 셈입니다.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그런 두 사람이 1978년에 세운 것이, 이 개체의 라벨에도 적혀 있는 "CLOSED(클로즈드)"라는 브랜드입니다.
이탈리아의 봉제 공장과 손잡고 시작된 이 브랜드는, 파리의 실험 정신과 이탈리아의 재봉 기술이 교차하는 장소였습니다.
목덜미의 라벨에는 "BASIC"의 오렌지색 글자와 "CLOSED" 로고, 그리고 "MADE IN ITALY"라는 한 줄.
이 셋이 나란한 광경만으로도 당시의 공기가 전해져 오는 듯합니다.
자,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이 개체입니다만, 이것이 또 실로 별납니다.
먼저 칼라가 테일러드입니다.
아랫깃을 지닌 본격적인 노치드 라펠이 데님 원단으로 지어져 있습니다.
데님 재킷이라 하면 밴드 칼라가 달린 작은 깃이 정번입니다만, 그것을 굳이 재킷의 깃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한 가지만으로 투박해야 할 데님이 이내 품위 있어 보이니 신기한 일입니다.
프론트는 두 개의 단추로 여밉니다.
여기도 재미있는데, 위쪽 단추는 데님 고리에 걸치는 사양, 아래쪽 단추는 통상의 단춧구멍이라는, 좌우 비대칭이 아닌 상하 비대칭의 만듦새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포켓. 여기가 이 개체 최대의 볼거리가 아닐까 합니다.
허리에는 좌우 모두 모서리를 둥글게 떨어뜨린 큼직한 패치 포켓이 배치되어 있습니다만, 그 위에 겹쳐진 것이 좌우로 다릅니다.
한쪽에는 입술 마감의 절개 포켓.
입술 마감이란 포켓 입구를 가는 원단으로 둘러 처리하는 기법으로, 본래는 테일러드 재킷의 가슴 포켓 등에 쓰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스냅 버튼으로 여미는 작은 플랩 포켓.
이쪽은 분명히 라이더스 재킷에서 유래한 의장이며, 스냅에는 "CLOSED" 각인이 들어가 있습니다.
즉 한 벌 안에서 신사복과 바이크 타는 이의 옷이 좌우로 나뉘어 동거하고 있는 셈이지요.
보통이라면 파탄이 날 법한데, 이것이 성립해 버린다는 점에서 이 부부의 저력을 느낍니다.
어깨에서 가슴에 걸쳐서는 비스듬히 달리는 절개가 들어갑니다.
이 한 줄 덕분에 평면적이 되기 쉬운 데님의 앞길에 입체적인 음영이 생겨나 주고 있습니다.
원단은 탄탄한 두께의 데님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미 충분한 부드러움이 나와 있어, 걸치는 순간부터 몸에 따라와 줍니다.
실은 오렌지 스티치로 통일되어 있고, 시접을 따라 흰 자국이 떠올라 있습니다.
데님은 입는 사람의 버릇을 그대로 기록하는 원단입니다.
팔꿈치에, 소맷부리에, 그리고 포켓의 가장자리에, 앞으로의 쓰임새가 그대로 새겨져 갑니다.
이 개체는 아직 다 마르지 않았으므로, 기를 여지가 상당히 남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컬러는 알맞게 색이 빠진 인디고 페이드입니다.
짙은 남색과 하늘색의 중간에서 차분하게 자리한, 가장 쓰기 좋은 농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테일러드 깃이 달린 만큼, 이 밝기가 경쾌함으로 이어져 주고 있습니다.
흰 셔츠 위에 걸치고, 아래는 그레이 슬랙스.
데님이면서도 깃이 재킷이므로, 이것만으로 단정한 인상으로 정돈되지 않을까요.
물론 이너를 티셔츠로 하여 흐트러뜨려도 좋고, 같은 계열 색의 데님을 맞추어 통일하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 성깔 있는 한 벌입니다만, 입어 버리면 놀라울 만큼 평범하게 어우러져 줍니다. 그런 종류의 옷이지요.
사이즈 표기는 "50"
일본 사이즈로 "L ~ XL" 정도에 해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깨는 떨어지고, 품과 암홀에 넉넉한 여유를 준 80년대다운 낙낙한 실루엣입니다.
앞길이 뒤보다 길게 재단되어 있으므로, 앞을 열고 걸쳤을 때 세로 라인이 강조되어 실로 곱게 떨어져 줍니다.
원단 특유의 자국·퇴색 등의 사용감은 있습니다만, 착용에 문제가 될 만한 큰 손상은 보이지 않으므로 아직 충분히 착용하실 수 있습니다.
브랜드 자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이 시대의, 게다가 이토록 실험적인 한 벌은 이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테일러드와 라이더스를 한 벌에 동거시키는, 채산도 판매도 도외시한 설계는 당시의 유럽이었기에 허락된 놀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데님 재킷은 세상에 많고 많지만, 이와 같은 형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 성깔 있는 한 벌을 찾고 계신 분께 다음을 건네드릴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